론세스바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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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2. 론세스바예스 출발, 한국같은 느낌의 소나무 숲을 거쳐 주비리 마을 도착.스페인 2021. 1. 1. 00:52
아침이다. 부산스럽다. 창문 밖이 밝다.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는 넓은 강당 같은 느낌의 공간에 사물함이 딸린 이층 침대를 주르륵 놓은 구조로 침대 앞은 복도처럼 뻥 뚫려있다. 누군가 일어나라고 복도를 지나다니며 계속 깨우고 있는 것 같다.이런 부산스러움에 엉겁결에 눈을 떴는데, 벌써 7시 40분이다. 알베르게에서 8시에는 떠나야 하는데,.... 얼른 세수만 하고 자리로 돌아오니 거의 8시가 다되어 간다. 조금 있으니 네덜란드 할머니 봉사자가 옆에 와서 빨리 나가라고 재촉을 한다. 그냥 어서 나가야 합니다. 빨리 준비하세요 이게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팔짱 끼고 내가 짐 싸고 있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며 압박을 준다.... 시간도 못 지키는 게으름뱅이 취급을 당하는 것 같다.나름의 사정을 좀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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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 1. 프랑스 생장피에드포에서 스페인 론세스바예스로, 피레녜 산맥 넘어가기스페인 2020. 12. 30. 18:55
새벽부터 부스럭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어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서 피곤이 안 풀린 것 같다. 휴대전화를 보니 아직 새벽 6시경. 10월 가을이라 이제 해가 점점 늦게 뜨기 때문에 밖은 아직 한참 어둡고 컴컴한데, 알베르게 숙소 사람들 반절 이상은 벌써 떠난 것 같다. 부지런하다.나는 여유롭게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데, 하긴 오늘은 27km나 걸어야 하고 피레녜 산맥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나도 어서 움직여야 될 것만 같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2층 침대에서 겨우 쭈그리고 머리에 헤드렌턴을 뒤집어 쓰고, 조그마한 헤드랜턴 불에 의존해서 가방을 주섬주섬 싸고, 침낭을 구겨 넣고, 오늘 먹으려고 어제 까르푸 슈퍼마켓에서 산 음식들도 챙기고 하다 보니 짐이 벌써 한 보따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