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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티아고순례길]Day36. 2편. 감격의 순례증 수령, 순례길 친구들과 레스토랑 만찬 ! 오브라도이로 광장과 대성당의 아름다운 낮과 밤의 풍경
    스페인 2025. 2. 3. 20:56

    순례길 인증서 발급받으러 호텔에서 나오니 날씨가 다시 화창해졌다. 

    탁 트인 오브라도이로 광장에 웅장하게 서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파라도르 국영 호텔에서 나오면 바로 대성당 광장 앞이라 굉장히 편했다. 

    웅장한 성당 건축이 아름다워서 가로로 찍고 세로로 찍고.. 여러 각도로 찍었다. 다들 대성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성당 앞 광장이 꽤 넓다. 왼쪽 건물이 시청사, 오른쪽 건물이 파라도르 국영호텔이다. 

    성당 중앙부 계단은 막혀있다. 예전에는 중앙부 계단으로 올라가서 문을 만지고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가까이서 찍으니 대성당의 웅장한 자태가 더욱더 잘 드러났다.

    대성당 건물의 웅장한 자태에 심취해서 성당 사진만 주구장창 찍다가.. 시간이 금세 지나가 얼른 정신 차리고 수령증 받으러 출발. 

    성당과 마주보고 있는 호텔의 모습도 멋지다. 

    파라도르 국영호텔에서 나와서 오른쪽 골목으로 5분만 죽 올라가면 순례자 공식 사무실이 나온다. 이곳에서 순례증을 받을 수 있다. 

    구글 지도에서 찾으면 쉽다. 순례자 사무소의 스페인어 이름과 주소는 아래와 같다.  영업시간은 구글맵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라고 나온다. 

    • Centro Internacional de Agogida Al Peregrino.
    • Rúa das Carretas, 33, 15705 Santiago de Compostela, A Coruña, Spain.

    순례길 완주 인증서를 받으려면 순례도장이 찍힌 크리덴셜 (순례길 패스포트)를 가지고 가야!  접수원에 그동안 정성스레 도장 찍어온 크리덴셜을 제출하면 날짜와 거리를 계산해서 완주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3번 접수대로 호출되었다. 원래는 순례객들이 많아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고 하는데, 내가 도착한 시기가 11월이라 비수기여서 한 15분 정도만 기다렸는데, 금방 받을 수 있었다. 호출된 데스크로 가면 접수원이 앉아있는데, 크리덴셜을 제출하면 접수원이 날짜와 거리를 계산해서 완주 인증서를 발급해 준다. 
    접수원이 내 크리덴셜을 쓰윽 보더니, 앞뒤로 도장이 꽉 차 있는 것을 보고, "완주한거지요?" 라고 영어로 묻는다. 나는 사실대로 메세타 구간 일부는 건너뛰고 나머지는 다 걸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구간만큼 거리를 빼고 인증서를 발급해 주었다.

    인증서는 위와 같이 생겼다.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고, 순례자의 이름 날짜 걸은 거리, 인증서 발급일 등을 적어, 고급스러운 붉은 통에 담아 구겨지지 않게 말아 넣어 건네준다. 인증서 맨 위에 라틴어로 뭔가 적혀있는데, Codex Caixtinus 코덱스 칼릭스티누스라는 성야고보와 관련된 고서의 부분인 것 같다. 

    https://heritage.unesco.or.kr/%EC%82%B0%ED%8B%B0%EC%95%84%EA%B3%A0-%EB%8D%B0-%EC%BD%A4%ED%8F%AC%EC%8A%A4%ED%85%94%EB%9D%BC-%EC%84%B1%EB%8B%B9%EC%9D%98-%E3%80%8E%EC%B9%BC%EB%A6%AD%EC%8A%A4%ED%8B%B0%EB%88%84%EC%8A%A4-%EA%B3%A0/

    『리베르 샹티 야콥(Liber Sancti Jacob)』은 사도 성 야고보와 이베리아 반도의 북서부 콤포스텔라(Compostela)에 있는 그의 무덤까지 가는 순례에 관한 문서를 엮은 다섯 권의 책이다. 학자들은 콤포스텔라에 보관된 필사 원고가 1138년부터 1173년 사이에 엮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관련된 기록 가운데서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완벽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 책은 교황 칼릭스티누스 2세의 이름을 따서『칼릭스티누스 고사본(Codex Calixtinus)』, 또는 이 고사본이 보관된 지역의 이름을 따서 『콤포스텔라누스(Compostellanus)』라고도 한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내에 있는 문화 관련 기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리베르 상티 야콥』의 다른 중세 사본들 역시 동일한 텍스트 및 문화 전통의 일부이기 때문에 함께 등재되었다. 『리베르 상티 야콥』은 중세 유럽의 종교와 문화에 관한 지식의 원천이다. 훗날 『캔터베리 이야기(Canterbury Tales)』를 통해서 되풀이된 하나의 모델로서 성 야고보와 가장 위대한 기독교 순례길 중 하나로 여겨지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신앙의 밑바탕이 되어 이 순례길을 널리 알리는 데 일조했다. 이 책은 또한 샤를마뉴(Charlemagne)라는 신화적 인물과 무훈시(武勳詩, chanson de geste)라는 중세 서사시 문학도 포함되어 있어 전체 유럽 차원에서 의미 있는 텍스트이다.

     
    코로나 이전에 갔던 순례길이라 이미 몇 년이 지나버려서 나는 그때 인증서 발급비용을 얼마를 냈었더라?? 가물가물하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나서 지금 순례자 사무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읽어보니 발급비용 3유로라고 되어있다. 나중에 또 바뀔지도 모르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면 좋겠다. (https://oficinadelperegrino.com/en/pilgrimage/certificate-of-distance/)

    인증서를 고이 받고 나서 사무소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사무소 안에도 작은 성당이 마련되어 있다. 

    아름다운 스테인드 그라스와 벽화 그림들도 감상할 수 있다.  

    인증서도 야무지게 챙기고, 사무소 내부 성당도 다 둘러보고 나오는데... 기쁨, 성취, 공허, 슬픔 등 오만가지 감정이 갑자기 밀려왔다. 순례길 시작할 때 그리고 힘들어서 중간중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치밀어 오를 때, 걸어도 걸어도 많이 남은 것 같아서 왜 안 줄어들지 이런 심정일 때, 나중에 산티아고 도착해서 순례길 인증서 받고 나면 엄청나게 신나고 뿌듯할 줄만 알았는데.
    인증서 받고 나오니, 무사히 크게 다치거나 하는 일 없이 마쳐서 감사하고 신나고 뿌듯한데... 한편으로는 이번 순례길은 이렇게 마무리가 됐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이제 순례길에서 떠나 다시 평상시 일상의 삶으로 돌아갈 시간이라 생각하니 조금 슬프기도 하고 마음이 헛헛하고 이상했다. 

    그렇게 마음이 싱숭생숭한 채 사무소를 나온 다음 근처 빨래방에 가서 밀린 빨래를 돌린 후, 다시 밖으로 나왔다. 

    싱숭생숭한 채로 길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멀리서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 앞을 올려다보니, 순례길 중간에 같이 며칠 걸었던 필리핀 언니 마이다였다. 마이다의 사촌도 같이 있었는데 사촌은 순례길은 같이 못 걷고 산티아고에만 관광차 놀러 왔다고 했다.
    마이다랑 만나자고 약속한 것도 아닌데 길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 너무 반가워서 나도 마이다 이름을 부르며 인증서 받았다고 두 팔 휘두르며 마이다 쪽으로 뛰어갔더니 마이다가 그게 너무 웃겼는지 멀리서 사진을 찍어줬다.
    마이다가 파라도르 호텔에 딸린 엔세브레 레스토랑이 맛있는데, 점심시간에 가면 순례자 전용 메뉴가 있어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고 가보자고 해서 같이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후 4시부터 8시 반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니, 이곳에서 점심식사 계획 중인 분들은 늦어도 두시쯤까지는 가면 좋을듯하다.  

    마이다가 처음에는 파라도르 호텔에 딸린 고급 레스토랑인지 말 안 해주고 그냥 맛있는 레스토랑인데 점심에 가면 순례자 메뉴 있어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그냥 생각 없이 순례길 복장으로 갔는데, 막상 가보니 파라도르에 딸린 고급 레스토랑이어서 이럴 거면 옷 좀 예쁘게 입고 올걸 하고 속으로 살짝궁 아쉬웠다. 파라도르 호텔에 딸린 레스토랑이라 방에 올라가서 갈아입고 올라와도 됐겠지만, 다행히 복장이 깔끔해 보였는지 입장에는 무리는 없었다. 

    아늑, 정갈, 편안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다.  

    무슨 메뉴가 있는지 메뉴판을 들춰보았다. 메뉴판은 들춰만 보고 순례자 메뉴를 시켰다 ㅎㅎㅎ 

    전채에 딸려 나온 수프가 우리나라 시래깃국이랑 맛이 너무나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스페인 음식 먹을 때마다 한국음식이랑 비슷한 느낌의 맛이 나는 맛있는 요리가 많아서 정말 좋았다. 수프에 포슬포슬한 감자도 들어있었는데 부드럽고 속도 편하고 너무 맛있었다. 

    그다음 메인은 돼지고기 목살 찹스테이크와 감자, 삶은 병아리콩 요리.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참깨마요네즈 소스 위에 부드러운 빵과 하몽조각이 말린 요리가 나왔다. 맛있게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마이다는 캘리포니아 산호세 근처에 살고 있었는데, 제약회사의 임상실험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듯했다.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는데, 이제 순례길 끝나고 각자 나라로 돌아가면 다시 언제 볼수 있을까 하면서 서로 아쉬워했다. 그래서 내가 나중에 캘리포니아 산호세 샌프란시스코 엘에이 샌디에이고 등등 여행 갈 테니 마이다에게 캘리포니아에서 만나자 했는데, 아직 못갔다 ! 이때로부터 벌써 몇 년이 휙~흘렀다. 
    이야기하다 보니 마이다도 사촌일행과 함께 파라도르 호텔에 머물르고 있는 중이어서, 다 같이 식사를 마치고, 마이다 방으로 놀러 갔다.
    내가 머문 방은 1~2인용 스탠더드 더블룸이라 아담했는데, 마이다 방은 3~4인용 패밀리 스위트 룸이라 그런지, 방이 엄청 널찍하고 침대도 킹사이즈 침대 하나, 싱글침대 하나 이렇게 두 개가 놓여있었다. 마이다처럼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큰방에서 머무르며 인당 비용도 아끼고 더 좋은 방에서 머무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마이다와 수다를 떨다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내방으로 다시 돌아와서 쉬고 나니 저녁 여섯 시 경이여서 저녁 미사를 한번 가볼 수 있을까? 하고 밖으로 다시 호텔 밖 광장으로 나갔다.
    저녁미사에 가보려 대성당 입구로 가니 저녁 여섯 시가 지나서 미사가 이미 시작해서 그런 건지 뭔지 문이 닫혀있었다. 그래서 내일 정오미사에 가기로 마음을 바꾸고 광장에서 야경 구경이나 하자 하고 다시 광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광장에서 혼자 대성당 야경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디선가 또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마이다에 이어 이번에는 피터였다. 피터 아니었으면 오르니요스 마을에서 너무 힘들어서 중도에 그만뒀을지도 모르는데... 피터를 여기서 만나게 돼서 너무 반가웠다.
    순례길에서는 다들 걷는 속도도 다르고 순례길 이후 일정도 다 달라서 만나고 헤어짐은 우연이다 하고 지냈는데, 너무 반가웠다.
    피터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셀카도 잘 찍고, 다른 사람 사진도 예쁘게 멋있게 잘 찍어주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 사진은 예쁘게 잘 찍어주는데, 혼자 셀카 찍는 것은 어색해하는 성격이라 산티아고 도착 이후로 대성당 앞에서 독사진도 하나도 안 남기고 대성당과 건물 사진만 줄곧 찍었는데..피터가 이날 밤에 대성당 배경으로 독사진을 예쁘게 여러 장 찍어주어서 대성당 배경으로 기념 독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낮에 순례자 사무소에 혼자 가서 인증서 받고 나왔을 때는 그렇게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헛헛하고 오만가지 감정이 다 들더니, 마이다 만나서 멋있는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저녁에는 피터를 또 우연히 만나서 아름다운 대성당의 야경 배경으로 독사진도 찍어주고 셀카도 같이 찍고 웃고 떠들다 보니 싱숭생숭한 감정이 다 싹~ 날아갔다.  

    피터 덕분에 아름다운 대성당의 야경 배경으로 한 사진을 여러 장 찍을 수 있었다! 피터한테 언제까지 있냐, 어디까지 갈 거냐 물어보니 내일 묵시아로 출발한다고 하여, 아쉬웠다.
    그래서 미리 저녁 선약이 따로 있어서 저녁은 같이 못 먹고, 대신 저녁 약속 끝나고 호텔 로비에서 같이 커피 마시며 수다나 좀 더 떠는건 어때? 호텔 안에 여러 가지 미술품들이 많은데 바깥 로비 부분은 외부인도 구경 가능하다고 피터에게 알려주니 그러자고 해서 조금 있다 로비에서 보기로 한 후 헤어졌다. 
    저녁약속 시간이 되어 아까 점심에 마이다 일행이랑 갔던 레스토랑 엔세브레로 또 갔다.
    점심 먹은 후 중간에 호텔에서 쉬고 있을 때 예전에 며칠 순례길을 같이 걸었던 댄 아푸 마누엘 드리즈 일행 중 댄이 연락 와서 어디냐고 같이 저녁 먹자고 하여 똑같은 레스토랑으로 또 가게 되었다. 레스토랑 직원들도 나를 보고 하루에 두 번이나 왔네~맛있었나봐 하고 재밌게 생각했을 듯.. 

    댄은 예전 포스팅에서 잠깐 말한 적 있는데, D.C에서 왔고, 정부기관의 법률관계 쪽에서 일한 듯했다.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듯했다. 다시 공부한다면 법률 쪽이 아니고 건축전공을 선택했을 것 같다고 내게 넌지시 내비쳤다.   

    나랑 나이도 한두 살 차이밖에 안나는 정도로 비슷했는데, 댄이 나보다 훨씬 나이가 있어 보였다. 머리스타일이랑 수염 때문에 그런 듯했다.
    이렇게 사진을 보니 순례길에서 만난 모든 인연들.. 국적과 나이 성별을 초월하여 순례길 위에서 알게된 인연들, 지금은 다들 어떻게 잘 살고 있는지 문뜩 궁금해진다. 

    댄은 치즈플래터, 나는 해산물 감자 크로켓 튀김. 

    그다음 본식 야채 리조또.

    블루베리 & 바닐라 아이스크림!
    댄은 마누엘 아푸 드리즈랑 같이 묵시아까지 걸을 예정이라고 해서 아쉽지만 저녁식사 후 헤어지게 되었다. 순례길에서 만난 일행들은 전 세계에서 오기 때문에 일정이 이렇게 달라지면 또다시 보기 어려운 것이 참 아쉬운 점인 것 같다. 
    작별인사를 하고 나는 피터랑 아까 한 약속 때문에 호텔 로비로 돌아갔다. 그리고 로비에서 커피를 마신 후 피터랑 호텔 곳곳의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호텔 안에 보관되어 있는 아름다운 예술품들과 가구들을 구경하며 눈호강을 했다. 피터가 처음에는 조금 어색해했는데, 내가 여기 숙박하고 있으니 나랑 같이 돌아다니면 괜찮다고 하자 피터가 마음편하게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호텔 안 예술품이랑 가구들을 구경한 부분도 사진이 많아 3편으로 나눠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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