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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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순례길] Day35. 아르수아에서 라바코야까지. 귀족 저택을 개조한 고급숙소 파소산소르도(Pazo Xan Xordo)에서 하루밤.스페인 2024. 9. 30. 01:19
아르수아 (Arzua) -> 라바코야 (Labacolla). 약 32km.전날 비를 맞으며 하루종일 걸어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여기저기 쑤시고 몸살기가 느껴졌다. 산티아고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계산해 보니, 약 40 km가 남아있었다. 산티아고에서 며칠간 여유있게 머무르며, 무사히 도착한 감회도 충분히 즐기고 난 후 프랑스로 넘어가고 싶었다. 즉, 산티아고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이날은 많이 걸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오늘 혹시 무리하면 오늘 도착.., 오늘 다 못 걸으면 내일이라도 내 몸이 드디어 산티아고에 있을 것!! 이렇게 생각하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어쨌든, 하루밖에 안 남았는데 많이 걸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다소 객기 어린 생각을 했다. 그래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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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순례길] Day34. 팔라스데레이에서 아르수아까지. 멜리데에서 사람들이 극찬하는 문어요리 먹어보기.스페인 2024. 9. 9. 20:00
팔라스데레이(Palas de Rei) -> 멜리데(Melide) -> 아르수아(Arzua) 약 26 km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해서 그런지, 아홉 시가 넘었는데도 주변이 어두웠다. 아침 열 시에 일행들과 만나 열려있는 식당으로 가서 다 같이 아침식사를 하고 열한 시쯤 돼서야 출발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출발한 건 순례길 통틀어 이날이 처음이었다. 팔라스데레이 마을이 작은 편이어서 조금 걷자 금방 숲길이 나왔다. 이날은 멜리데 도시를 지나갈 때 외에는 거의 대부분이 숲 속 오솔길을 걷는 일정이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출발할 때부터 우비를 입고 출발했다. 공기가 촉촉해서 좋았는데 하늘이 조금 어둡고 비가 내려서 살짝 우중충한 날이었다. 숲 속 오솔길로 진입해서 계속 걷는다. 주변이 조용~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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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순례길] Day33. 포르토마린에서 팔라스데레이까지. 아름다운 늦가을의 순례길 풍경!스페인 2024. 9. 6. 22:55
포르토마린(Portomarin) -> 팔라스데레이 (Palas De Rei) 약 26km간밤에 잘 자고 일어났다. 포르토마린은 저수지 마을이라 그런지, 아침에 밖으로 나오니 안개가 자욱이 끼어있었다. 초반부는 저수지 따라 나있는 도로를 따라서 걷는 길이다. 순례길을 걸을 때 도로를 따라 나있는 길을 걷는 일정이면 그다지 풍경이 아름다운 편은 아닌데, 이날은 예외였다. 이렇게 운치있는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걸을 수 있었다. 도로를 벗어나서 숲 속 오솔길로 접어든다. 너무 아름답다. 동화에 나올 법한 신비로운 풍경이다. 나무 요정이 튀어나와 말을 걸 것만 같은 그런 풍경. 붉은 단풍 낙옆이 카펫처럼 촤라락~ 깔려있다. 탁 트인 벌판도 나왔는데 안개가 자욱이 끼어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갈리시아 지방은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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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32. 사리아에서 여름 휴양지 느낌의 저수지 마을 포르토마린까지. 4명의 다국적 순례객 동행들을 만난 날.스페인 2024. 9. 5. 20:55
사리아 (Sarria) -> 포르토마린 (대략 23km)사리아에서 머물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 여덜시다. 호텔방이 간밤에 다소 추웠다. 11월 중순이 넘어가서 이제 정말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구름이 껴있어 하늘은 어두웠지만, 공기가 서늘하고 맑은 11월의 아침이었다.대부분 순례객들이 순례길을 한번에 다 걸으려고 하는 편이지만, 일정이나 일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들 경우에는 순례길 일정을 전반부, 중반부, 후반부 이렇게 나눠서 두세 번에 걸쳐 걷는 사람들도 꽤 있다.사리아 마을은 그렇게 나눠서 걷는 순례객들이 후반부 일정으로 선택하는 첫 마을이라, 사리아로 와서 이곳에서 출발하는 순례객도 꽤 많은 편이다. 호텔 조식은 호스텔 건물로 옮겨가서 호스텔 사람들과 함께 먹어야 해서, 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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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Day31. 아름답고 유서깊은 사모스 수도원 관람. 사모스에서 사리아까지 화창하고 아름다운 날씨. 웃긴 세탁물 에피소드.스페인 2024. 7. 12. 01:19
이날 일정. 사모스 -> 사리아. 약 20 km화창하고 서늘한 11월의 아침이었다. 어제 늦게 도착해서 못한 사모스 수도원 관람을 하러 채비하고 숙소에서 나왔다. 수도원 입구 쪽으로 갔다. 겨울철이라 해가 늦게 뜨는지 아직 어두웠다. 입구에 겨울철 수도원 가이드 투어 시간 안내문이 적혀있었다.월수목금토 : 10시 11시 12시 오후 4시 반, 오후 5시 반 (*화요일에는 투어 없음!)일요일 & 공휴일: 12시 45분, 오후 4시 반, 오후 다섯 시 반미사: 매일 저녁 6시 반, 일요일도 마찬가지. 일요일에는 12시 점심 미사도 있음. 입구 쪽에는 수도원 신부님들이 만드신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기념품 상점 공간도 있다. 잠시 시간이 남아 기념품 구경이나 해볼까 했는데 다만 잠겨있었다 (?). 기념품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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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29. 2편. 신비로운 느낌의 오세브레이로 마을에서 하루밤. 성당에서의 뜻깊은 저녁미사.스페인 2024. 5. 12. 01:27
29일째. 앞 포스팅에서 말한 대로 2편으로 나누어 씁니다. 오세브레이로에 도착해서 미리 예약해두었던 숙소에 짐을 풀었다. 숙소는 완전히 돌로 지어진 중세 느낌의 집이었는데, 11월 중순이라 낮인데도 실내 전체에 냉기가 감돌았다. 오세브레이로는 매우 신비로운 느낌의 마을이었다. 누군가 내게 뭐라고 귀띔해 준 적도 말해준 적도 어디서 읽은 적도 없는데, 이 지역에 가까워질수록 어떤 신비롭고 상서로운 기운을 느꼈다. 이곳이 꽤나 높은 고도에 위치한 산속의 마을이기 때문일까? 피터와 저녁 미사때 성당 앞에서 보기로 하여, 숙소에서 조금 쉬다가 딱히 할 일도 없어 저녁 미사 시간보다 조금 일찍 성당에 갔다. 오세브레이로 성당은 거대하여 위엄 있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는데 무언가 은둔의 고수 같은 포스가 풍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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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28. 1편. 아름다운 몰리나세카에서 중세기사단 성벽도시 폰페라다 거쳐 비야프랑카 마을 도착스페인 2023. 11. 8. 22:50
이날 일정 30.7km[몰리나세카 (Molinaseca) -> 폰페라다 (Ponferrada) -> 까까벨로스(Cacabelos) ->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쏘(Villa Franca del Bierzo)] 요 몇 달 너무 바빠서 지난번 27일째 몰리나세카 편까지 쓰고 그 후 시간이 벌써 후딱 지났다. 순례길 글 한 편당 거의 5~6시간은 걸리는 것 같다. 글 하나 쓰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나도 모르겠다(?) ㅎㅎㅎ 읽는 건 후루룩 몇 분이면 다 읽는데 ㅋㅋ 산티아고 도착까지 글도 이제 며칠분 밖에 안남았다. 한 10편 정도 더 쓰면 드디어 마무리될 것 같다. 산티아고 순례길 글 써서 블로그에 처음 올렸던 것이 벌써 몇 년 전인데 ㅋㅋㅋ 이걸 아직도 쓰고 있다. 시작할 땐 이걸 아직도 쓰고 있을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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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19. 아픈 발과 무릎이 씻은듯이 나은 아침. 강황의 신비 체험. 논리의 T가 기도빨을 믿게된 날.스페인 2022. 12. 15. 00:27
[이날의 일정]약 21.2 km오르니요스 델 까미노 (Hornillos del camino) -> 산볼 (Sanbol) -> 온타나스 (Hontanas) -> 카스트로헤리즈 (Castrojeriz).글 시작하기에 앞서 하트 사진 투척~ ! 어젯밤 성당에서의 노래와 축복은 잊지못할 기억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린트리 레스토랑에서 만나게 된 동료 순례자들 모두 너무 고마운 인연들..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났는데.. 희한하게 다른 날과 다르게 몸이 좀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이전날까지는 계속되는 무리한 걸음으로 발바닥이랑 무릎에 염증이 생겨서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고통스러웠었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걸은 게 지속된 지 벌써 약 십일째였다. 이날 아침에도 당연히 발과 무릎이 아플 거라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침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