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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28. 1편. 아름다운 몰리나세카에서 중세기사단 성벽도시 폰페라다 거쳐 비야프랑카 마을 도착스페인 2023. 11. 8. 22:50
이날 일정 30.7km
[몰리나세카 (Molinaseca) -> 폰페라다 (Ponferrada) -> 까까벨로스(Cacabelos) ->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쏘(Villa Franca del Bierzo)]
요 몇 달 너무 바빠서 지난번 27일째 몰리나세카 편까지 쓰고 그 후 시간이 벌써 후딱 지났다. 순례길 글 한 편당 거의 5~6시간은 걸리는 것 같다. 글 하나 쓰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나도 모르겠다(?) ㅎㅎㅎ 읽는 건 후루룩 몇 분이면 다 읽는데 ㅋㅋ
산티아고 도착까지 글도 이제 며칠분 밖에 안남았다. 한 10편 정도 더 쓰면 드디어 마무리될 것 같다. 산티아고 순례길 글 써서 블로그에 처음 올렸던 것이 벌써 몇 년 전인데 ㅋㅋㅋ 이걸 아직도 쓰고 있다. 시작할 땐 이걸 아직도 쓰고 있을 줄 몰랐다~~
힘내서 마지막 산티아고 도착 날 글까지 제대로 쓰기로 한다. 화이링 (??) 응원 한번 하고. 이렇게 한편 한편 열심히 글 썼는데 글 다 마치고 나면 전자책이라도 출판해 볼까(??) 싶다. 순례길 글 다 마치면 진심 시원섭섭할듯.
이번 28일째 편은 사진이 많아 몰리나세카에서 비야프랑카 도착까지 1편. 비야프랑카 도착하여 저녁 미사 본 내용은 2편으로 나누어 써서 올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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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째 시작 ~!
몰리나세카의 반지하 돌집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났다. 돌로 지은 집이라 그런가 주인장 아주머니가 지난밤 체크인 할 때 춥지? 물으면서 난방을 조금 틀어줄게라고 했는데... 난방은 튼 지도 모르겠고..
돌벽에서 나오는 한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워 덜덜 떨며 양말 신고, 옷 다 입고, 패딩 입고, 패딩 입어 뚠뚠 한 채로 침낭 안에서 겨우 잤다. 11월 중순에 가까워지니 정말 겨울 날씨로 변했다. 1인실에서 잤는데도 추운 돌벽 방에서 자서 그런가 피곤이 안 풀린 것 같다.
사진처럼 샤워 있는 작은 화장실 딸린 방이었는데 방뿐만 아니라 화장실도 추웠다. 고양이 세수만 겨우 했다. 뜨거운 물도 안 나와서 차가운 물만 나왔다 ㅎㅎㅎ 여름엔 무척 시원할 것 같은 방. 이 방은 여름 최적화 방이었다 ~ ㅋㅋㅋㅋㅋ
방 바로 앞에 정원이 연결되어 정원으로 나갈 수 있는 방이었는데... 그래서 한기가 큰 창문으로 쉽게 들어와 더 추웠던 듯. 이 방은 여름에 묵으면 좋을 것 같다.
응접실은 위층에 있어서 아침 먹으러 응접실로 올라갔다. 주인아주머니는 40 후반 50 초반으로 보이셨는데 아주 친절하셨다. 아침식사도 커피, 오렌지주스, 빵 등 소박하지만 잘 갖춰져서 나왔다.
개인적으로 이런 스페인식 아침식사를 좋아해서 순례길 하면서 아침식사로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루의 시작인 아침이 고소한 빵 향기, 그윽한 커피 향기, 오렌지 주스 등으로 채워져 여유롭고 상쾌한 기분(?)
아침식사를 여유롭고 즐겁게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다시 출발 ~! 오늘은 30km나 걸어야 해서 꽤 나름 긴 여정.
숙소 근처의 작은 슈퍼에 들려서 물과 군것질 거리를 미리 사놓았다. 작은 슈퍼여도 이것저것 잘 갖춰져 있어서 좋았다.
몰리나세카 마을은 오래된 중세시대 마을인지, 돌로 지은 집들이 굉장히 많았고, 작은 마을이었지만 꽤 깔끔한 느낌이었다.
몰리나세카 마을을 지나가던 길에 아름다운 호텔 건물이 보여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데 플로리아나 호텔. 나무와, 돌 등 여러 건축 재료가 외장재로 쓰였다. 외장재가 아름답고 조화롭게 건물의 직선미와 함께 잘 어우러져 세련된 느낌이 드는 호텔이었다.
11월 중순경 되자 해가 정말 늦게 떴다. 10시 반은 넘어야 해가 떠서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몰리나세카 교외 쪽 단독주택 단지 마을은 정말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잘 정리된 가로수들과, 아름다운 단독주택 건물들.
오래되었지만 부서진 곳 없이 정갈하게 잘 관리된 보도블록과 도로 풍경을 보며 걸으니 마음이 산뜻, 차분해졌다.
바닥에 이렇게 조가비 표시 대신 방패 모양 표시가 있다.
폰페라다 근처로 진입. 폰페라다 진입 시 안개가 자욱이 끼어있고 날씨가 우중충했다.
기아 광고 간판이 보이길래 반가워서 한 장! 스페인에 프랑스 브랜드 중고차가 굉장히 흔한데 일본 중고차도 꽤 많이 보였다. 도요타보다 오히려 혼다 마쓰다 스즈키 같은 마이너 (?) 종류가 더 많이 보였다.
현대 기아차는 가끔 보였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중부유럽, 동유럽 여행할 때 보니 중동부 유럽은 현대 기아가 꽤 나름 인지도도 높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꽉 잡고 있는 분위기였는데, 아직 서유럽 쪽 특히 스페인과 프랑스에선 프랑스 일본 중고차가 꽤 많이 보이는 기분이었다.
이쪽은 주로 배달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 자신이 직접 장보고 재료도 날르고 연장 등도 싣고 날라야 해서 그런가, 해치백 디자인이 굉장히 주류였다.
그렇다고 미국처럼 완전 남성적 느낌의 트럭이나 끌차 대형차보다는 아무래도 중세 때부터 만들어진 마을들이 아직도 건재하고 있어 좁은 길도 많아서 그런가 좀 적절하고 아담한 형태가 대중적이었다. 또 봉고차 종류도 시골에서는 꽤 중요한 운송수단이라 봉고차가 많이 보였는데, 내부 적재공간이 중요해 보였다.
그다음이 세단이었는데, 이 세단 쪽은 간간히 독일 3사 중고차들이 보였다. 지방 소도시 호텔 근처 주변에서 약간 연식이 돼 보이는 벤츠 아우디 세단들이 보였다. 길거리에는 폭스바겐 세단도 가끔 보였다. 새차는 별로 안보였고 다 거의 10~15년 이상은 족히 되보이는 차들이 많이 보였다.
비율로 따지면 역시나 해치백이 승. 해치백 vs 세단 비중이 한 7:3 정도 되어 보였다.
폰페라다에 진입하자 거대한 돌로 지은 건축물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Iglesia San Andres. 산 안드레스 성당 종탑이 먼저 보이고.
직진해서 조금만 더 걸으면 템플 기사단 성이 나온다. 중세 느낌 물씬~. 돌로 지은 건축물은 정말 그 오랜 세월을 고고히 견디고 정말 오래가는 것 같다. 30km나 걸어야 해서 시간이 빠듯해서 템플 기사단 성 안까지는 못 들어가 봐서 너무 아쉬웠다. 중세 덕후들 또는 돌로 지은 중세 성벽 건축 양식에 관심 있는 분들에 강력 추천 ~!
폰페라다는 템플기사단 성이 있는 엔시나 광장 구시가지와, 실 강 ( Rio Sil)을 건너면 나오는 신시가지로 양분되어 이루어져 있다.
왔는데 그냥 지나쳐버리기는 너무 아쉬워서 성당 잠깐 들러 구경하고 기도하고 가기로 했다. 템플 기사단 성 바로 맞은편에 바실리카 데 라 엔시나 (Basilica de la Encina) 성당이 있으니 잠깐 들리기 좋다.
얼른 구경하고 후딱 나간다.
천장에 너무 귀여운 세 아기 천사가 달려있는 받침대가 있어서 한번 찍어보았다. 귀엽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성당 외벽 출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돌벽인 데다 돌이 촘촘해 보여서 정말 딴딴~ 해 보임.
다리 아래 실강 (Rio Sil)을 건너 구시가지에서 신시가지 쪽으로 넘어간다. 이쪽 지방은 이렇게 방패 모양 문양 장식이 상징인 것 같다. 방패 안에는 성벽과 다리 문양이 부조로 장식되어 있다.
신시가지 쪽으로 넘어오면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넓은 도로와 혼잡한 버스정류장이 넓게 펼쳐져 있는데, 여기서 헷갈리기 십상이다.
버스정류장이 눈앞에 보이면, 오른쪽 대각선 방향 즉 어떤 길을 택하든 2시 방향으로만 잡고 걸으면 순례길 루트로 나올 수 있다. 잘 모르겠으면 구글 맵에 Iglesia Santa Maria de Compostella. 산타 마리아 데 콤포스텔라 교회를 적고 따라가면 된다.
신시가지 교외 쪽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단독주택 단지가 형성되어 있다. 나는 이런 아름다운 유럽 2층 단독 주택 단지들을 보면 너무너무 부럽다.....
어떻게 저렇게 하나하나 다르게 예쁘게 지어놓고 심지어 짓고 나서 시간이 흘러도 관리까지 깨끗하고 아름답게 담장부터, 마당 조경, 기와, 외벽 페인트 등등 잘 유지하고 있지? 이게 바로 선진국 사람들의 삶의 질인가... 특히 세월이 가꿔낸 아름드리나무들 보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와~ 소리가 나온다...
약간 작은 터널 같은 것을 지나면 공원이 나오고~
교회 보일 때까지 계속 주욱 직진~~
이 작은 산타 마리아 데 콤포스텔라 교회 보이면 제대로 길 찾은 것~
조가비 표시가 반겨준다~
아름다운 은행나무 길이 펼쳐져 있었다. 노란빛으로 화사하고 차분하게 깊어가는 가을.
이 교회 뒤편으로 마당이 아주 넓은 예쁜 단독주택 단지가 나온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아름답다.
아름다운 단독주택 교외지역을 빠져나가 주욱 시골길을 걸으면 콜롬브리아노스 마을이 나온다.
콜럼브리아노스 마을 입구. 고양이 두 마리가 햇볕 아래 광합성 중이었다.
흰 갈색빛 고양이는 내가 다가가자 경계~ 경계~.
반대로 흑갈 고양이는 와서 부비적 부비적 ~.. 갈길이 바빠서 한 30초 놀아주고 다시 걷기!
마을 안으로 주욱 걷는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콜롬브리아노스에 작은 예배당이 있다. 여지없이 조가비 석상이 반겨준다~~ 안에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벽화만 찰칵!
콜롬브리아노스 마을 지나서 계속 걷다 보면 현대적인 느낌의 한적한 길거리가 나오는데 걷다보면 와인협동조합 건물이 나온다. Cooperation Vinas de Bierzo.
이곳에서 와인도 시음해 보고 와인도 살 수 있다. 나는 금주라서 구경만 하고 패스~
여기서 내 나이 또래 금발의 호주 청년을 만나서 몇 마디 나누며 길동무하며 조금 걷다 다시 바이바이 하고 헤어졌다. 순례길에서 호주 사람 본 건 이 날이 처음.
널찍하고 아름다운 흙길이 나온다~~ 아아 가을이다.... 앞에 막힌 게 하나도 없으니 뻥 뚫리는 기분.
이렇게 화사하게 물든 노란~ 가을 낙엽 깔린 길을 걸으니 내 마음도 같이 밝아지는 기분. 나이 먹으니까 가을이 참 좋다. 낮에는 해가 떠있어서 아침 & 밤 대비 덜 추웠다.
드디어 다섯 시 반 경 되어 해지기 전 겨우 비야프랑카 데 비에르쏘 도착~! 입구 쪽에 조가비 표시가 있고 용서의 문 (Puerta del Perdon)이라고 써져 있는 석상 발견. 이쪽이 사진에 보이는 성당의 북쪽 입구라고 한다. 로마네스크 양식.
산티아고에 갈 수 없는 순례자들이 여기서 똑같이 사죄 의식 (?)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비야프랑카 마을의 산티아고 성당이 유명했다고 한다. 시간이 늦어서 일단 부킹닷컴으로 미리 예약해 놓은 레오 사립 알베르게로 ~
성당에는 네트워크 알베르게 아베 페닉스 (Ave Fenix)도 같이 딸려있는 듯하다.
레오 알베르게에 도착했는데... 와 생각보다 좋았다.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주인아주머니께서 운영하시는 사설 알베르게인데, 2층 가옥 구조였는데, 집이 나무와 돌로 지은 전통 2층 스페인 주택 양식이었고, 내부는 여러 수준 높은 그림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들어가서 체크인하려고 하니 주인아주머니께서 나를 기다리고 있으셨던 것 같았다. 내가 아마 예약해 놓고 아직 안도 착한 마지막 손님이었던 듯싶었다.
1층은 주방, 다이닝, 응접실 로비로 이루어져 있었고, 아주머니는 체크인 후 나를 이층으로 안내하셨는데 2층도 1층과 마찬가지로 수준 높은 그림들로 장식되어 있었고, 매우 정갈하고 깨끗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집 전체가 훈훈하게 데워져 있어서 전~혀 춥지 않았다. 화장실 내부도 매우 따뜻했다.
딱 봐도 주인아주머니께서 집에 대한 애정이 높아 집을 알뜰살뜰 깨끗하고 정갈하게 관리하고 계신다는 느낌이 딱 들었다.
집이 너무 마음에 들어 아주머니께 집이 너무 예쁘다고 말씀드렸더니, 그 얘기를 듣고 기뻐하시며 주인아주머니의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지어서 유산으로 물려주신 집이라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나 말고도 한국인 단체 순례객이 내 옆방에 머물르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체크인하여 난방을 미리 따뜻하게 틀어주신 것 같았다.
이날 공교롭게도 모두 전부 한국인 순례객만 머물렀던 것 같은데, 젊은 단체 순례객 6명 정도가 한 집단 있었고, 나이 있으신 중년 단체 순례객 분 6~7분도 한 집단 있었다. 나만 혼자(?) 걷는 순례객이었다.
아주머니가 체크인할 때 날 보더니, 같은 일행 아니지요? 물으신 다음 단체 순례객 분들 방 아니고 옆에 딸린 작은 2인 도미토리 실로 나를 안내하셨다.
방은 다소 작았지만 조용하고 깔끔했고 침대 매트리스도 딱딱하지 않고 나름 푹신했다. 방해받지 않고 혼자 조용히 잘 수 있도록 친절히 배려해 주신 것 같았다.
알베르게 사진을 많이 못 찍었는데, 내부에 모던한 화풍의 그림부터 고풍스러운 종교화 그림까지 수준 높은 그림들로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고, 화장실도 매우 깨끗했고, 뜨거운 물도 잘 나왔다. 뜨거운 물 잘 나오는 게 너무 감동이었다.
더군다나 다른 알베르게 마냥 10초마다 푸시 버튼 눌러서 물 나오게 하는 불편한 초절전 절약형이 아니었고, 사용자가 물 틀고 잠그고 할 수 있게 편리하게 일반 가정집처럼 되어있었다. 감동 감동.
짐을 풀고 나서 1층으로 내려가니 응접실에 라바날에서 봤던 한국인 순례객 친구 피터가 앉아있었다 ~!! 젊은 순례객 친구들하고 같이 걷고 있는 것 같았다. 아는 얼굴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피터도 나를 보더니 역시나 똑같이 너무 반가워해 줘서 참 고마웠다. 피터가 저녁에 성당에서 미사 있다고 미사 갈 거냐고 물어봐줘서 가고 싶다고 흔쾌히 대답한 후 얼른 채비하고 피터랑 같이 성당으로 향했다.
=> 이후 비야프랑카 비에르쏘에서의 성당 미사 및 순례객들과 보낸 따뜻한 밤 내용은 2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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