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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Day25. 아스토르가 둘째날. 초콜렛 박물관에서 초콜렛 관련 덕후력 쌓기.스페인 2023. 2. 26. 23:02
이날 일정: 아스토르가에서 하루 더 숙박. 초콜릿 박물관 탐방.
글 읽기 전 주의 ! 초콜릿 관련 내용만 잔뜩이니 관심 가는 사람만 읽으시오!
어렸을 때부터 초콜렛을 좋아한 나... 우유도 초콜릿 우유, 과자도 초콜릿 들어간 홈런볼, 초코 송이, 다이제 등등.. 생일케이크도 초콜릿 케이크... 성인 되어서는 커피도 초코 파우더 뿌린 카페 모카... 커피 스펀지 시트에 초코 가루 뿌린 티라미수 브라우니 등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연예인 노홍철 님이 방송 중에 초코를 외칠 때 난 혼자 속으로 너무나 공감된다 ㅎㅎㅎ
산티아고 순례길 걸으면서도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스페인이 바로 초콜렛을 꽤 즐겨 먹는다는 것. 아침에도 말발굽처럼 생긴 추로스에 초콜릿 녹여만든 꾸덕한 쇼콜라테 찍어서 먹는 게 아침식사 방법 중 하나로 유명한 스페인!! 대부분 도시 카페에 츄로와 쇼콜라테를 팔고 슈퍼마켓 아무 데나 가도 진짜 카카오 파우더 가루가 들어가서 맛있는 초콜릿 우유 많고, 초코 빵 등이 많아서 행복했다.
그래서 아스토르가에 다른 도시에 비해 유난히 초콜렛을 파는 상점이 많길래 무슨 연유가 있는가 했는데, 이 아스토르가를 통해서 스페인에 처음으로 카카오 열매가 들어왔고, 스페인에서 그걸 가공해서 초콜릿으로 만들어 생산하여 그게 전 유럽으로 나중에 퍼져나갔다 하니...
오오.. 여기가 찐 초창기 발상지였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스토르가에 초콜릿 역사와 만드는 방법, 재료, 교역 등을 정리해 놓은 박물관이 있다길래 아스토르가 둘째 날 방문해 보았다.
사진으로 보다시피 아스토르가 둘째날에도 비가 내렸다.. 비가 꽤 내렸다. 비를 뚫고 박물관 도착
지그재그로 나있는 길다란 입구 계단을 계속 걸어 조그만 문 앞에 도착. 문이 작아서 이 문이 아닌가? 싶지만 맞다. 열고 들어가면 됨.
입장료는 그당시 2.5유로였는데... 지금은 올랐을 수도 있겠다. 미성년 15세 이하 거나 65세 이상 시니어분들은 할인. 10세 이하 어린이들은 무료. 결합 즉 패키지 메뉴(combinada)가 있는데 무쎄오 로마노 즉 로마 박물관 표까지 같이 끊을 수도 있는 듯.? 코로나 전에 갔던 순례길이라 몇 년이 지나버려서 지금은 표값이 어떤지 모르겠다. 크게 차이는 안 날듯.
아마 아스토르가가 스페인의 초콜릿 생산 중심지가 되면서 초콜릿을 포장할 포장 인쇄 판화 기술 등도 같이 발전했던 것 같다. 이런 채색 인쇄 판화 등도 많이 걸려있었다.
1층 2층으로 나뉘어 있다.
다들 아시다시피 초콜릿의 원료 카카오는 중남미 멕시코에서 스페인으로 16세기 즉 1592년 아스토르가로 전래... 스페인에서도 전래된 최초의 지역이 바로 이 아스토르가라고 한다. 왜냐하면 이 카카오를 멕시코에서 스페인으로 가져온 에르난도 코르테스의 딸이 아스토르가 귀족 아들과 결혼하며 그 지참금으로 카카오 열매를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기원전 1700년 전 관련 중남미 유물에도 카카오와 관련한 유물이 남아있는데, 호화로운 다른 장식품들과 같이 발견된다고 한다. 그래서 마야 사회에서 엘리트들이 카카오를 향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마야 올멕 아즈텍 등 멕시코 여러 고대 사회에서 카카오를 이용한 것으로~
멕시코 고대 사회에서 카카오 열매는 음료로 만들면 권력자들에게 에너지와 힘을 주고 무언가를 할 열정을 일으켜주는 자양강장제, 피로회복제이기도 하며 ㅡ 또 다산의 상징이기도 했다고 한다.
설화에 따르면 중남미 멕시코에서 숭배한 깃털 달린 뱀 신 케찰코아틀이 인간에게 카카오나무를 준 죄로 신의 세계에서 쫓겨났다고~. 그런데 이 케찰코아틀은 그냥 뱀이 아니고 깃털 달린 뱀이라고 한다. 하여튼 다음으로..
카카오 열매는 식량 얼마어치는 카카오 열매 몇 개 이런 식으로.... 화폐로 고대사회에서 통용. 화폐로도 통용되지만 열매껍질을 벗긴 카카오 콩을 으깨어 물에 타서 왕 등 엘리트 지배층이 즐겨 음용.
카카오 열매를 가르면 부드러운 하얀 부분 안에 씨앗 콩이 나옴...카카오나무 한그루에 저런 카카오 열매가 대략 20개 열리고, 그 열매 안에 카카오 콩이 대략 30개에서 40개 들어있다고~..
카카오 나무 잎 생김새.. 꽃에 달린 수술... 심방.... 등등... 카카오 열매의 겉과 속의 특징을 그린 도해도 있음.... 왠지 갑자기 중학교 과학 생물 시간으로 돌아간 느낌...
카카오 열매 가공법. 잘 익은 카카오 열매를 골라서.. 발효시키고... 햇볕에 잘 말려 습기 날리고... 그다음 분류 선별! 커피콩 하고 거~의 비슷한 듯 (?)
연에 두 번 수확. 우기가 끝난 후 그리고 우기가 다시 시작되기 전. 그리고 카카오 열매의 색깔을 보고 두드려 나는 소리로 잘 익은 것을 골라 장대 등에 고정시켜 놓고 마체테 칼로 중간을 열십자로 툭 자른다.
바나나 잎 등으로 열매 펄프와 속을 싸서 2~8일간의 발효 과정을 거친다. 발효 과정에서 카카오 콩이 부풀어 오른다. 발효된 카카오 콩을 잘 건조시킨다.
건조된 카카오 콩은 부피가 1/4로 줄어든다. 햇볕 아래 잘 건조되도록 자주 저어준다. 그다음 잘 건조된 카카오 콩을 무작위로 선별하여 콩을 세로로 잘라 품질 선별!
카카오 품종은 세 가지이다. 크리요, 포라스테로, 트리니타리오. 멕시코에서 스페인으로 전래된 오리지널 품종이 크리요이다. 익으면 노란색으로 열매가 향긋하고, 껍질이 얇고 부드럽다. 탄닌 성분이 적어 맛이 부드럽다. 전체 카카오 열매 생산의 10% 정도로 최고급 초콜릿에 이용되는 품종이다. 주요 재배지는 중남미와 인도양, 그리고 인도네시아 등이다.
포라스테로는 외국 품종이라는 뜻으로, 아마존 고산지 근처에서 유래. 주로 아프리카에서 재배된다. 크리요 품종과 다르게, 껍질이 두껍고 강하며, 탄닌 성분이 높다, 열매에서 향이 거의 나지 않는다. 대부분 재배되는 품종이다.
포라스테로 품종의 불완전성을 중화하기 위해 크리요와 섞어서 사용된다. 대부분 초콜렛 메이커들은 초콜릿의 맛에 바디감이나 맛의 폭 스펙트럼을 넓혀주기 위해 포라스테로 품종을 섞어 사용한다고 한다.
트리니타리오 품종은 크리요와 포라스테로의 교배종으로, 트리니다드 섬에 1727년 허리케인이 불어 섬의 플랜테이션이 완전 초토화 되면서 초토화된 플랜테이션 지역에 섞어 재배를 하면서 탄생한 품종.
포라스테로의 단단하고 강함과 크리요의 섬세함이 반반 교배되었는데, 반씩 섞었어도 그 결과인 트리니타리오 품종은 크리요 품종의 특질보다는 포라스테로 품종의 특질에 더 가깝다고 한다. 다른 품종과 섞어 초콜릿 생산에 사용된다고 한다.
초콜릿의 맛을 위해 들어가는 향신료등에 대한 소개..
바닐라 빈이 어떻게 생겼는지 이때 알았다. 매일 과자나 케이크, 음료 등을 먹으면서도 바닐라가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짐작조차 못했는데, 알고 보니 바닐라는 아주 길쭉하고 얇상하고 검은 씨앗 주머니 속에 콕콕콕 점처럼 자잘 자잘 박혀있는 아주 작은 알갱이 씨앗이었다..
그래서 가짜 바닐라는 바닐라 향만 넣어 검은 바닐라 알갱이 씨앗이 안 보이고, 진짜 천연 바닐라 알갱이 씨앗이 들어간 진짜는 케이크이나 그런 크림을 자세히 보면 검은 바닐라 알갱이가 콕콕 박혀있다.. 이 바닐라에서 바닐라 향을 추출할 수 있음.. 초콜릿에 부드러운 맛과 풍부한 향을 내기 위해 사용됨.
이밖에 후추는 매콤 강한 맛을 위해, 클로버는 달콤 매콤 상콤 맛을 위해 시나몬은 향긋함과 따뜻한 느낌을 위해 사용된다고~ 음 초콜릿에 후추도 들어갈수 있구나.. 생각해보니 후추도 시나몬도 바닐라도 엄청 좋아하는데..초콜렛과 다 잘어울리는 것 같다.
계피 시나몬은 상록수 나무로 스리랑카에서 자란다. 속껍질을 벗겨 사용한다. 방부 즉 부패 방지에 효과가 있고 소화제 용도로도 사용되었다. 술이나 화장품의 재료로도 이용되었다.
바닐라는 난초과 식물로 멕시코, 중앙 아메리카, 푸에르토 리코, 마다가스카르와 레위니옹이 산지다. 아즈텍 원주민들은 이것을 음식의 향신료로 사용하였고 틀초츨이라 불렀다. 베르날 디아즈 델 까스티요의 글에 따르면 1520년 멕시코의 모즈테쑤마 황제는 카카오가루와, 바닐라, 꿀을 옥수수가루와 섞은 초크라틀이라는 음료를 마셨다고 한다.
어디서 듣기로, 마다가스카르 산 바닐라를 최고급 품종으로 친다는 소리는 들었었는데, 멕시코 포함 꽤 다양한 지역에서도 자라는 거였구나~ 이번에 처음 알게됨.
초콜렛에 들어가는 재료들의 각각의 향을 맡아볼 수 있게 병에 추출물 (?)이 담겨있다.
이 다음은 초콜릿 재배 생산 및 소비지 등을 지도위에 표시하여 정리해 놓은 지도..
주로 적도 근처 따뜻한 지역에서 카카오가 재배 생산되며 고소득 국가들 지역에서 많이 수입됨.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에서 많이 소비하고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도 많이 소비.. 그다음 이탈리아나 터키도 주요 소비지역..
흔히들 어른들이 초콜릿 많이 먹으면 이 썩는다고 하지만, 초콜렛 자체에는 오히려 살균 화합물이 들어있다고 한다. 또한 테오브로민 성분이 혈관 확장을 도와 기관지를 이완시켜 기침과 천식에 효과. 이밖에 탄수화물 지방 등 필수영양소 성분의 함유로 에너지를 제공. 영양분이 풍부하여 마사지 등에도 초콜릿이 사용.
그밖에 엔도르핀을 생성하여 불안 등을 완화시키고 웰빙감을 높임. 사랑에 빠졌을 때 나오는 페닐에틸아민 성분 함유. 올레산 및 스테아르산을 함유하여 좋은 콜레스테롤 HDL을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 LDL을 낮춤. 폴리페놀, 그중에도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농축되어 항노화 작용. 심혈관 및 피부 노화 등 방지에 도움.
아.. 이렇게 좋은 성분이 많아서 레이 커즈와일이 노화방지 회춘 장수를 위한 식단에 다크 초콜릿이 꼭 포함된다고 한다. 물론 몸에 안좋은 인공 첨가제들이나 설탕 등이 적게 들어간 다크 초콜렛을 먹어야 저 순수한 초콜렛 카카오의 효능을 그대로 누릴 수 있을 듯. 레이 커즈와일도 그래서 밀크 초콜렛이 아니고 다크 초콜렛을 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예전에 아무것도 안 들어간 카카오닙스를 건강에 좋다고 하여 먹어본 적 있었는데... 와.. 한약 저리 가라 수준으로 쓰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초콜릿 카카오 함량 한 60%~70% 정도까지는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70% 위로 올라가면 너무 써서 못 먹겠음..
여차여차 아무리 좋아하는 초콜릿이라지만 계속 서서 초콜렛 관련 지식만 샅샅이 보고 있자니 슬슬 힘들어 지쳐갈 무렵 본격적으로 카카오 콩을 가공하여 초콜릿을 생산하는 과정이 전시된 공간이 나온다.
부시고, 돌리고, 밀고, 녹이고 붓고 굳히고 등등~~ 옛날에 사용하던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 기구들을 보니 흥미롭다~~
기구 들 생김새를 바로 눈앞에서 보면서 아 이건 어디에 섰겠구나 하고 직관적으로 유추가 된다.
틀에 부어 굳힌 초콜릿을 판매하기 위해 감산 포장지들도 전시되어 있다. 포장지의 그림을 보면 그당시 느낌이 나서 재미있다.
초콜렛 액체를 부어 굳히는 데 사용된 여러 몰딩 틀도 전시되어 있다.
총알 모양, 네모난 바 모양, 기다란 담배 모양, 조개 모양, 땅콩 모양, 동물 모양, 나뭇잎 모양, 클로버 모양, 공모양 등등~
이런 거 보면 꼭 우리나라 전통 찻상에 올리던 다과 동그란 다식 거기에 틀로 찍어서 문양 내는 방식이랑 매우 비슷.
유튜브에도 찾아보면 많이 있을 것 같지만 초콜릿 생산 가공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놓은 다큐멘터리도 있다. 아직도 아스토르가에서 초콜렛을 생산하고 있는 소규모 초콜렛 공장에 가서 여러 과정을 순서대로 촬영해 놓았다.
이 다큐를 보고 나니 초콜릿 생산 과정이 더 잘 이해가 갔다.
초콜릿 뿐만 아니라, 어릴 때 즐겨먹었던 카라멜에 대한 설명도 있다.
그다음 초콜렛 포장지에 쓰인 인쇄 돌판도 전시되어 있다.
초콜렛 포장지에 여러 그림을 인쇄하면서 인쇄술도 같이 발전.
그다음에 어떤 도구등을 이용해서 다과를 즐겼는지.. 그릇 도자기나 유리잔등도 전시되어 있다. 각설탕 집는 집게를 보니 아 각설탕 하나도 허투루 그냥 집은 게 아니고 예쁜 금집게로 집었군~ 이런 생각이.. 유리잔, 찻잔, 도자기 주전자, 금쟁반 등등~~
위 사진에 중앙에 있는 첫째잔과 둘째잔의 디자인은 너무 모던한게 요즘 시대에도 여전히 생산되고 있는 디자인들..
다 보고 나서 나오니 한 두세 시간 소요되었다.
아스토르가에 카카오 빈이 전래되면서 아스토르가는 스페인의 초콜릿 생산 중심지가 되어 번성했는데, 초콜렛 생산법은 비밀에 부쳐져서 거의 100년간 아스토르가 내의 사람들만 알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100년이 흐른 17세기 즉 1600년대 중후반이 되어서야 유럽 전역에 초콜릿 가공법이 퍼지고 시작했다고. 17세기 아스토르가에는 49곳의 초콜렛 생산공장이 있었다고 한다.
매번 초콜릿을 먹기만 했지, 이렇게 집중해서 공부한 적은 이날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멕시코에서 스페인으로 카카오 열매가 최초로 전래된 지역이 아스토르가인 이유가 에르난도 코르테스의 딸이 아스토르가 귀족 아들이랑 결혼하며 지참금으로 가져갔기 때문이라니 참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박물관에서 나오니 계속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서 호텔로 돌아가 따뜻한 물 받아놓고 욕조에서 피로를 풀고, 이것저것 생각하다 잠에 들었다. 11월이 점점 지나가니 더욱 비가 차가워지고 으슬으슬한 느낌이었다.
아스토르가에 다다라서 이제 산티아고 순례길의 1/3 후반부에 가까워지자 이쪽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더 비가 자주 오고 약간 습한 느낌이 들었다. 건강관리에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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