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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까미노 프란세스] 스페인 가을 까미노 순례길 준비 첫단계
    스페인 2020. 1. 8. 18:51

    안녕하세요, 이번 연재는 스페인에 있는 까미노 프란세사 순례길에 대한 내용입니다. 까미노 길은 여러 길이 있어요. 생장피드포에서 시작해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길은 프랑스 길이라고 불리고, 스페인 북쪽 길을 따라 가는 길은 까미노 노르테라고 불리고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에 스페인 남부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길은 은의 길이라고 불리고, 포르투갈에서부터 시작해서 올라가는 포르투갈 길도 있어요. 이밖에 다른 나라에서도 까미노라고 올레길이라고 많이 새로운 길들이 생기고 있지만, 전통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신자들이 걷는 성 야고보가 걸었던 길은 까미노 프란세스에요. 저는 까미노가 처음이었고, 레저나 트레킹의 목적보다는 영적(?) 힐링의 목적에서 까미노 길을 걷고 싶었기 때문에 전통의 길, 까미노 프란세스 길을 걸었어요. 

    여름 같았던 가을쯤에 시작해서 겨울로 넘어가려는 무렵쯤 마쳤었고, 정보 전달의 목적보다는 기록 차원 그리고 혹시 이 길에 관심있는 잠재 순례자님들의 뽐뿌(?)를 위한 간접 경험 차원에서 되도록 에세이 형식으로 쓰려고 합니다. 그래도 읽으시다 보면 많은 정보를 습득하실 수 있게 제가 아는 것을 자세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갈리시아 지방에서_순례길 이정표 화살표 표시

    Hola ! Buen Camino 부엔 까미노 ! 순례길에 대한 열망을 품은 잠재적 순례자 필그림 페레그리노 페레그리나 여러분 ! 막상 가려고 하니 어떻게 뭘 어디서부터 준비해야할지 막막하다면.. 주목해주세요. 저도 그랬거든요. 저는 많은 분들이 철저한 준비없이 순례길을 레저/트레킹이나 힐링 여행의 차원에서 가볍게 생각하고 갔다가 자신의 생각과 너무 다르다며, 중간에 또는 끝나고 나서 실망을 토로하는 경우도 보았고, 끝나고 나서 허무하다고 하는 분들도 보았어요. 또는 젊은 분들은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서 심하게 무리해서 걷다가 다쳐서 중간에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보면서 이 길에 대해 잠재 순례자 분들께 잘 안내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바빠서 그동안 블로그를 거의 못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다시 쓰게 되네요.

    일단 스페인 순례길에 오르는 한국분들이 진짜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제가 어디선가 보기로 한국이 순례객 순위 7위였나 9위였나 그랬던 것 같아요. 1위는 당연히 옆나라 카톨릭 국가 프랑스이구요 그다음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처럼 카톨릭 전통이 강한 국가, 그다음 더 웨이인가? 순례길에 대한 영화가 히트치면서 미국에서도 꽤 많이오고, 그 다음 영국, 호주였던 것 같네요. 10위권 안에 있는 아시아 국가는 한국 딱 한 곳이에요 ! 중국인은 정말 거의 없고, 저는 딱 한명 홍콩인을 봤네요. 일본인은 가뭄에 콩나듯 드물게 가끔 있고, 한국인은 많고. 한국 사람들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카톨릭 신자도 많고, 크리스천 신자도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알고있기로 약 십몇년 전인가에 어떤 분이 까미노에 대한 에세이를 쓰셨는데, 그게 히트를 쳐서 그 이후로 길이 많이 알려지고, 최근 몇년 사이에 방송도 타면서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이 까미노를 열망하는 것으로 알고있어요.

    다만, 순례길임에도 레저나 여행의 개념으로 접근하시는 분들도 많고 스페인어나 유럽의 문화를 모르고 가서 거기 현지 분들이나 다른 유럽 순례객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들었어요. 모두에게 열려있는 스페인 순례길이지만 묵상과 영적 정신적 충만함을 위해 이 길을 걸으시는 다른 순례자분들과 서로 존중하며 걸으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우리 한국 순례객들의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더 향상시키고 다른 순례객들이 우리 한국 순례객들을 반길지 등에 대해서 ,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다른 순례자들과 잘 어울리면서 순례길을 더 평안하고 충만하게 마칠수 있는지, 다음에 또 따로 떼서 글을 써볼까해요. 이밖에 진짜 실질 준비, 예를 들면 물품 준비, 가방 꾸리기, 언어 공부 등도 따로 떼서 글을 쓸게요.

    우리 모두 시간과 돈, 그리고 에너지를 들여서 가는만큼 자신이 원하는 정신적, 영적 충만함을 느끼고 오려면 어떻게 순례길을 준비해서 가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기본적인 마음 + 시간 + 돈 + 그리고 순례길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주의할점에 대해서 살펴볼게요. 

    1. 순례길의 대전제: 마음의 준비 + 시간 + 돈 

    일단 순례길을 가려면 삼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마음의 준비(용기, 열정) + 시간 + 돈  이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만 순례길을 걸을 수 있어요. 순례길 (까미노 프란세사 기준. 생장피드포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은 약 800km정도에 이르는 긴 여정으로 하루에 20-30-40km 씩 (5시간-10시간) 걷는 다고 가정할 때 약 30-45일 (한달-한달반, 대략 4주에서 5주)이 소요되는 긴 여행이에요.

    스페인은 우리나라에서 멀지요. 유럽 사람들, 예를 들면 프랑스, 아일랜드, 영국,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에 사는 분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대만, 일본, 필리핀 가듯이 순례길을 갈 수 있지만, 한국에서 스페인은 비행기 타고 8-9시간 정도 가야하는 먼 곳이죠. 거기에 한달에서 한달 반씩이나 일정상 뺄 수 있으려면, 사실 그 전에 도착해서 준비하는데 며칠, 끝나고 또 주변을 더 돌아본다던지 돌아오는 일정까지 합치면, 사실상 일정을 두달 정도로 잡아야 한국사람들의 경우 시간에 치이지 않고 여유롭게 자신이 진짜 순례길에 온 목적을 성취하며 순례길을 즐길 수 있어요.

    출처: https://www.amawalkerscamino.com/camino-frances.html

    이런 시간 상 여유가 되는 분들을 카테고리로 나눠보면 1. 대학생 (여름방학 또는 휴학, 유럽 교환학생) 2. 은퇴자 3. 이직/퇴직으로 인해 시간이 생긴 직장인 4. 프리랜서/작가/여행가 등이 순례길에 가실 수 있겠죠. 유럽 직장인들은 휴가를 길게 내기 힘들 경우 아예 길을 몇 구간으로 나눠서 2-3년에 여러 해에 걸쳐서 걷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하기는 비행기값 측면에서 힘들죠. 그렇지만 저 삼박자 중에서 어쨌든 제일 중요한 것은 가겠다, 할수 있다는 몸과 마음의 준비이고 그 다음이 시간이고 그 다음이 돈이에요! 

    그럼 나는 몸과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되었고, 시간도 마련했다 한달반에서 두달정도 뺄 수 있다! 그러면 돈은 얼마정도 준비해야 하는 걸까요?

    지금부터 제가 설명드리는 예산 계획은 여행사 등지에서 통해서 갈때가 아니고 자기가 직접 자유여행으로 일정도 짜고, 숙소도 잡고, 음식점도 찾고 할 경우를 가정해서 쓰는 것이고, 만약 여행사 등을 통해서 가는 거라면 그분들의 노동과 수고에 대한 댓가가 예산에 포함될 테니 더 비싸지겠죠. 제 생각에는 저비용 예산이라면 비행기값 및 교통비 130만원 내외 + 하루 식비 (아침/점심/저녁) 다 포함해서 약 2만원 곱하기*체류일수(30-40일) + 숙소 (지자체 알베르게는 하루 평균 6-8유로 대충 여유있게 한국돈으로 만원정도로 잡고요, 다만 사설 알베르게는 하루 평균 10-20유로 * 체류일수, 성수기인지 비성수기인지에 따라 가격이 좀 차이날 수 있어요.),

    이밖에 기타 여유자금 50-100만원 정도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예산으로 가지만 그래도 응급상황등에 대처할 수 있을려면 기타 여유자금까지 포함해서 다 합해서 예산으로 한 300만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기타 여유자금은 신발이 뜯어져서 새로 사야한다던지, 스틱이 중간에 망가졌다든지, 무릎이 너무 아파서 약을 샀다든지, 가고싶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든지, 문화 유적지에 방문했다든지 그 어떤 상황이라도 생길 수 있으니까, 상황이 된다면 넉넉하게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거기에 플러스로 만약 나는 순례길 위에 있는 문화역사 유적도 다 방문하고, 성당에 들려서 기부도 하고, 유서깊은 수도원 호텔에서도 숙박하고, 대도시에서 구경도 하고 음식점도 가고싶다. 이러면 어느정도 쓴다 생각하고 다 합해서 400-500만 정도 준비하면 여유있지 않을까 싶어요.

    만약 나는 진짜 정말 정말 제일 저렴한 뮤니시팔 알베르게에만 머물거고, 밥도 전부 다 해먹고/ 가장 저렴한 걸로만 먹고 다니고, 유적지 방문 등도 하나도 안하고, 아무것도 안사고, 아프지 않아서 어디 병원이나 약국에 안들를 자신있다. 이런 분들은 비행기값이랑 기차 교통비에 + 순례길 숙박비랑 식비만 딱 떼어놓고 (순례길 시작 전 후 일정은 빼고) 보면 200 만 내외 정도로도 가능할 것 같아요. 당연히 하루에 많이 걸어서 순례길 일정을 한달 이내에 끝낼 수록 예산이 더 줄어들겠죠. (비행기랑 기차 교통비 100만, 순례길 숙박비 및 식비 100만). 원래는 순례길을 마치려면 최소 한달이 필요하고 대부분 35일에서 45일정도 걸리는 일정이에요. 

    이밖에 또 설명드리면, 프랑스가 물가가 비싸고 스페인은 물가가 싼편이고요, 순례길을 하면서 나는 제일 저렴한 지자체 뮤니시팔 알베르게에만 머물고 (Municipal Albergue, 지자체에서 순례자들을 위해 운영하는 숙소로 가격이 저렴한 편, 그러나 시설은 좋지 않다.), 순례자 식사만 하고 (순례자들을 위해서 알베르게/ 순례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마을 식당에서 준비하는 저녁 식사 메뉴로 비교적 7-8 유로 정도로 밖에서 사먹는 저녁식사 가격으로는 나름 저렴하면서도 음료(와인 한잔 또는 물) + 전식/본식/후식으로 구성된 맛도 괜찮은 알찬 메뉴인데, 물론 코스식인지 본식만 나오는지는 알베르게나 식당마다 다르다. 알베르게마다 메뉴가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계속 먹으면 질릴수도 있어요.), 이도 아니면 내가 슈퍼에서 장봐서 숙소에서 직접 매번 해먹는다고 하면 식사비도 많이 아낄 수 있구요. (그런데 알베르게 마다 주방 사용 규정이 달라요. 어떤 곳은 해먹을 수 있구요 어떤 곳은 주방 사용 금지라서 어쩔 수 없이 밖에 나가서 사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식비를 좀더 설명하자면, 스페인의 아침식사는 크루아상/빵 종류에 + 오렌지주스/커피/코코아 선택 등으로 구성되서 2-3유로 정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점심은 그 전날 저녁에 미리 만들어놓은 것을 먹거나, 아니면 그 전날 슈퍼마켓에서 산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으로 길 위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있고, 만약 오늘 일정에 점심 때쯤 마을을 지나간다 그러면 마을에 있는 식당에서 먹는 경우도 있구요. 저녁은 숙소에 도착해서 근처 슈퍼마켓에서 장을 봐서 알베르게에서 해먹거나 또는 근처 식당에 가서 사먹기도 하고, 알베르게에서 유로로 제공하는 알베르게 순례자 메뉴를 먹기도 하구요.  

    정리하자면,  예산은 크게 나누면 교통비 + 숙소 + 식비 + 기타 인데요. 교통비란 한국 사람들 한테는 프랑스길 출발지인 생장피드포 마을에 도착하는데 그리고 다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드는 비용이겠죠. 프랑스 길을 걷는 방법은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경지대인 바스크 지방의 생장피드포 마을에서 출발할 수도 있구요. 위의 지도를 참조해 주세요. 또는 스페인으로 들어가서 바르셀로나 거쳐서 생장피드포 다음날 일정인 론세스바예스 마을로 가서, 거기서 부터 시작하는 분들도 많아요.

    각자 어느나라에 더 관심이 있는지에 따라 조금 다를텐데, 앞뒤 일정으로 스페인을 더 보고 싶으면 스페인으로 들어가서 시작하시고, 저는 오리지널 생장피드포에서 시작하고 싶어서 스페인으로 들어가지 않고, 프랑스 파리로 비행기 타고 들어가서  파리에서 며칠 머문 후에 (많은 분들이 데카트론이라는 스포츠 전문 용품점에 가서 스틱, 우비 한국에서 미처 챙겨오지 못한 물품 등을 많이 사서 준비해가요. 데카트론은 프랑스가 아니어도 스페인 대도시에도 있답니다. 물론 까미노 프랑스길의 출발지인 생장피드포에도 등산 전문점이 있어요. 거기서 파는 물건의 품질은 좋은 편인데 작은 마을이라 가격이 좀 비싸요. ), 중간 바스크 지방인 비아리츠와 바욘에 머물렀다가 바욘에서 기차를 타고 생장피드포로 갔어요. 각자 비행기 인/아웃을 어느 나라에서 할지 정하시면 일정과 교통비가 대충 정해지겠죠. 

    곧장 파리에서 생장피드포로 가는 방법은, 기차를 타고 가는데, 몽파르나스(Montparnasse) 역에서 엉다예(Hendaye) 방향 떼제베 기차를 타고 바욘(Bayonne)시로 기차 타고 가서, 거기서 다시 생장피드포(Saint-Jean-Pied-de-Port) 방향 마을 기차로 환승해서 프랑스 순례길의 출발지인 생장피드포에 도착하지요. 떼제베는 일찍 예약할 수록 싸고 일정에 가까워져서 예약할 수록 비싸요. 저는 거의 막바지에 기차예약을 해서 십만원정도 냈던 것 같은데요. 그러니 여러분들은 몇달 전에 일찍 예약하세요 !  

    파리 몽파르나스-> 바욘 (환승)-> 생장피드포

    2. 순례길에서 주의할 점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순례길은 매일 하루에 평균 20-40km (본인 체력에 따라) 약 5-10시간씩 걸어야 마칠 수 있는 길이에요. 돈도 들고 시간도 들고, 이밖에도 아직 설명드리진 않았지만 개인 여행이시라면 가기 전에 스페인어도 배워가야 하구요 (스페인에서는 사람들이 스페인어를 쓰겠죠.. 순례객들이 많이 머무르는 알베르게 숙소는 그래도 주인분들이 영어를 조금 하는 편인데, 식당이나 기타 다른 상점에서 영어를 쓸 거라고 기대하시면 안되요. 그리고 응급상황이나 동키서비스를 이용해서 가방을 부쳤는데 가방을 찾아야할때 등등 의외로 스페인어를 써야하는 상황이 많아요. 나눠서 나중에 다시 설명드릴게요)

    이밖에 갑자기 무리해서 걸으면 탈이 나기 때문에 순례길 일정 시작 몇달 전부터 조금씩이라도 걸어서 본인이 하루에 몇키로/몇시간 어느정도의 페이스로 걸을 수 있는지 대략적으로라도 체력 준비/파악을 하고 가셔야 해요. 아무 준비 안하고 가셔도 순례길을 마치는데 무리가 없었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는 굉장히 운이 좋은 거구요. 여기에 덧붙여 가고싶다, 하고싶다 이런 정신적(?) 열망이 있어야 잘 끝마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막상 이 길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무척 힘들기 때문이에요.

    체력적으로도 힘든데 아래와 같이 여러가지 힘든 요소들을 겪으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중도에 그만 두기도 하는 경우도 많구요. 제가 어디선가 보기로 생장피드포에서 시작해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까지 끝까지 중도포기 안하고 한번에 끝마치는 경우는 약 30-40%정도 밖에 안된다고 해요. 그러니 아 내가 앞으로 순례길을 시작하면 어떤 점이 힘들고, 이런 점에 미리 대비해야 겠구나 하고 알고가면 더 안전하고, 정신적으로도 충만한 여행을 할 수 있겠죠? 그래서 미리 겪어본 입장에서 아래에 주의할 점을 설명드려요. 

    1) 염증, 물집 

    초반에는 태어나서 이렇게 오랜 시간 많이 걸은 적이 없다보니 힘들어서 몸에 무리가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발바닥 근육(족저근막염), 발뒤꿈치 아킬레스 근육, 무릎연골 등에 염증이 생기고 엄지 새끼 발가락 등에 물집이 너무 크게 계속 잡혀서 걸을 때마다 한걸음 한걸음 통증이 너무 심해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집 & 염증은 젊은 분들이나 나이드신 분들이나 체력과 상관없이 다 고생합니다. 준비를 철저히 하고, 무리해서 걷지 말아야 염증 등으로 고생하지 않아요. 

    대응책> 물집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양말과 신발이 정말 정말 중요합니다. 양말은 양모로 된 양말을 신으셔야 해요. 적극 권장. 저는 그냥 일반 아웃도어 브랜드 (몽땡 노스땡 등에서 발목 양말을 사서 신었는데.... 왠걸... 발가락에 습기 대박에 물집 대박......이후에 더이상 안되겠다...스페인 대도시 마을에 있는 등산 전문점에 가서 거의 만원 가까이 하는 양모 양말을 사서 신었는데... 그 이후부턴 발가락이 아주 멀쩡 ! 물집이 하나도 잡히지 않는 매직을 체험했습니다... 그 전까지 물집 때문에 너무 아파서 정말 중도 포기할 뻔 했거든요). 양모 양말을 신으면 발가락에 습기가 차지 않아서 발이 뽀송뽀송하게 유지되면서 물집이 잡히지 않아요. 등산 전문점 등에서 양모 양말/ 또는 양모 발가락 양말을 꼭 사서 신으세요.

    신발은 트레킹화나 등산화를 신으셔야 해요. 초반 피레네 산맥 주변 지방이나 갈리시아 지방은 산이나 언덕, 바위 돌길이 많기 때문에, 일반 신발이나 샌달을 신은 무대포 순례자들은 나중에 물집 때문에 걸을 수가 없어서 중도 포기하고 돌아갑니다...... 신발은 트레킹화나 등산화로 준비하시고, 자신의 발모양에 맞는 디자인으로 선택해주세요. 군화같이 겉피가 너무 딱딱하고 발목이 높은 등산 신발은 물집이 심하게 잡히게 됩니다. 적당히 발목을 잡아주면서 너무 딱딱하지 않고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신발 앞코가 자신의 발모양이랑 맞아서 발가락들이 너무 눌리지 않고, 적당히 자기 발에 길들여진 신발을 신으셔야 해요. 

    염증같은 경우는 일단 소염제 진통제를 챙겨가시고, 가장 좋은 것은 강황 영양제를 챙겨가시거나 카레를 먹는 거에요. 잉? 약이 아니고 카레? 라고 뜬금없다 생각하지는 분들도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카레에 들어있는 강황/커큐민 성분이 엄청나게 강력한 항염작용을 하거든요. 약이나 파스같은 것은 몸 안에 있는 피로로 쌓인 염증물질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고 일단 몇 시간동안 통증을 잠시 못 느끼도록 하는 일종의 임시방편에 불과해서 아무리 소염제 진통제 많이 먹어도, 한번 무릎 염증이나 발바닥 염증이 시작되면 걷는게 한발짝 한발짝 엄청 고통스러워요. 무리하다가 염증 때문에 중도 포기하시는 분들이 진짜 많아요.

    그런데 강황을 먹으면 2-3시간만 지나면 몸안에서 작용을 해서 염증이 싹 사라져서 다음날이면 고통이 사라진답니다. 가루로 드시면 티스푼으로 반스푼이나 한스푼 우유같이 지방성분 있는 음료에 넣어 드시고, 요리에 넣으시면 올리브유나 후추가루를 첨가해주세요. 몸안에서 흡수율이 증강된답니다. 강황/커큐민의 항염작용에 대해서는 이미 의학계에서 약보다 더 강력하다고 논문이 엄청 많이 나와있어요. 저도 한 일주일인가 십일쯤 지나서 염증이 너무 심해져서 거의 포기할 뻔 했는데, 카레를 먹고 그 다음날 멀쩡해졌어요... 매직....... 그러니까 카레를 드시던, 강황 가루를 사셔서 음식에 넣어드시던, 강황 영양제를 챙겨가시던 꼭 챙겨가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저만의 팁이에요 ! 

    2) 메세타 고원의 진흙, 화장실, 알베르게 벼룩, 길거리의 강아지

    중반 메세타 고원을 걸을 때에는 운동화에 달라붙는 진흙 때문에 걸을수록 다리가 무거워져서 (고작 진흙 때문에? 라고 생각하시면 차원이 달라요.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면 발이 푹푹 빠지고 걷기 힘들 정도로 다리에 진흙이 달라붙어요). 또 중반으로 갈 수록 청결하지 못한 알베르게 숙소에서 옮은 벼룩(?)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포기하게 되기도 해요. 정말 온 몸이 가렵고 미칠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메세타에서 힘들어서 메세타는 걷지 않고 버스를 타거나 하는 식으로 건너뛰는 경우도 많아요.

    후반부로 가면, 가도가도 끝이 안나는 것 같고, 언제 끝나는 것인가 이런 지친 마음 때문에 그만두게 되기도 하죠. 중간에 길이 차도 옆을 걸어가야 하거나, 엄청나게 큰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건너가야 하는 경우도 한번 있었는데, 그럴 때는 위험하죠. 길을 잘못 들어서 헤멜 수도 있구요, 그래서 걸으면서도 길을 즐기면서도 갈림길 등이 나오면 노란색 화살 표 또는 조가비 표시를 잘 찾아보면서 길을 걸어야 해요.

    겨울에는 이정표 위에 쌓인 눈 때문에 화살표 표시를 못보고 지나칠 위험도가 높지만 다른 계절이라면 괜찮아요. 순례길의 화살표 표시는 잘 되어있어요. (요새는 그래도 구글 지도가 있어서 길을 많이는 헤메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도시 안으로 들어가면 조가비 표시나 화살표 표시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도시로 들어가고 나갈 때 알베르게를 찾아갈 때 그 때 구글지도를 이용하시면 유용해요.)

    메세타.. 비가 오면 진흙과의 전투. 화장실도 찾기 어려워서... 민망하지만 정말 너무 급할 경우 풀숲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대응책> 사실 진흙이랑 화장실에는 대응책이랄 만한 것이 없어요. 마음의 평화? 로 헤쳐나가야해요 ㅎㅎ 많이 힘들구나, 무릎이 아프지만 진흙탕 길보다는 나으니 진흙길 위에 돌을 깔아주신 분들께 감사해하면서 감사의 마음으로 걸어야 해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자갈이나 돌멩이를 깔아놓은 길이 많아서 많이 나아진 거라고 하더라구요 ^^ 그렇지만 여전히 제생각에 한 30-40%의 길은 아직도 진흙길이에요 ! 힘들지만 참고 진흙길을 빨리 지나가야 해요 !

    제가 진흙을 털면서 걸어봤는데 속도가 너무너무 느려져요. 아 이러다간 이 진흙길 위에서 밤새겠구나. 이렇게 되기 때문에 그냥 빨리 걸어서 빠져나와야 해요 ㅎㅎ 그래도 너무 힘드시다면, 버스를 타고 건너뛰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렇지만 이왕 걷는 길, 메세타도 순례길의 중요한 부분이니 걸으면 좋겠죠? 진흙은 햇빛이 쨍쨍한 여름같은 경우에는 그나마 덜한 것 같은데 비가 오는 가을 같은 계절에 조금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여름의 메세타는 햇빛과의 싸움이겠죠. 엄청 뜨거운데 사방은 뚫려있으니, 이렇게 똑같은 길이라도 계절별로 힘든 이유가 달라질 수 있어요.   

    화장실 같은 경우는, 메세타에 가끔 하루종일 마을이 없거나 또는 아주 띄엄띄엄 있는 경우가 많아요. 메세타는 고원이라서 아주 사방이 뻥 뚫려있어서 풀숲도 찾기 힘들기 때문에 갑자기 신호가 오면 아주 대략난감이에요. 사방이 정말 뻥 뚫려있어요 위의 사진처럼요. 그래서 아침에 출발 전에 커피를 마시거나 하면 반드시 중간에 1시간 쯤 후에 너무 급한 신호가 오는데 메세타 고원은 휑 뚫려있고, 가까이 뒤에 순례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정말 대략 난감이죠......

    그나마 정말 정말 참고 조금 걸어가면 정말 신기한 것은, 가다보면 아 어딘지 모르게 좀 으슥하고 풀이 조금 있네 하는 곳에 들어가면, 다른 분들도 볼일을 본 흔적이 있어요 ㅋㅋㅋ 하여튼 피할수 없는 이런 급한 상황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는 내가 오늘 걷게 될 길의 루트, 마을을 미리 확인하고, 중간에 마을이 없는 길, 뚫려있는 메세타 고원을 지나가게 될 경우에는 커피 등은 왠만하면 마시지 말고, 커피 대신 물 마시고, 출발 전에 반드시 화장실을 다시 한번 더 다녀오고, 또 저 길 앞에 누군가의 가방이 놓여있다면 주변에서 볼일 보고 있는 중이니 주변을 두리번 거리지 말고 앞만 보면서 아주 천천히 걸어주시거나 또는 아주 빨리 걸어서 지나가는 에티켓을 보여주세요.

    벼룩은 계피스프레이를 꼭 준비해가세요. 유용해요. 남자들보다 오히려 여자들이 벼룩에 물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왜냐하면 여자들이 머리카락이 길고 매일 감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이에요. 벼룩이 털옷, 북실북실한 것, 머리카락 땀체취 이런 것을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요. 침대도 구석탱이 먼지많은 구석일 수록 물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차라리 뻥 뚫려서 먼지 같은 것이 숨을 곳이 없는 환기 잘되는 곳이 벼룩에 안 물리기 위해서는 더 좋은 자리에요.ㅋ

    일단 물리기 전 예방책으로는 최대한 옷, 가방, 침낭 등을 숙소 들어가기 전에 탈탈 털고, 소지품은 깨끗이 유지하고, 걷고 나서 숙소에 도착하면 아무리 피곤해도 일단 바로 땀이 나는 몸 +머리카락을 씻어주세요 ! 여름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다른 계절에 되도록이면 북실북실한 니트 털옷? 등은 입지 마세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 침대에 눕기 전에 라이트 등으로 침대 구석구석을 (매트리스 밑도 확인하세요) 벼룩이 없는지 확인하고, 벼룩 퇴치용 계피 스프레이 같은 것을 한 통 준비해 가서 침대와 소지품 가방, 침낭 등에 뿌려주세요. 뿌린 날은 정말 거의 안물리더라구요.   

    를 무서워 하시는 분이라면 걷다가 산이나 밭 근처 마을 길거리에서 풀어놓은 개를 만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스틱이 있으면 대비용으로 좋아요. 또는 다른 순례자들이랑 여럿이 같이 걸으면 안전하겠죠. 까미노 순례길 위에서 만난 강아지들은 양치기 개들이 많았고, 또는 집 지키는 개들이었는데, 다행히 개들이 먼저 짖거나 달려든 경우는 없었어요. 가까이 걸어가면 저만치 피하거나 길을 비켜주더라구요. 

    길에서 만난 귀여운 강아지, 순하고 귀여웠다. 처음에 멀리서 봤을 때는 혹시나 짖을까봐 긴장했었는데..ㅎㅎ

    3) 대도시 지자체 뮤니시팔 알베르게 도난사건 

    순례자들이 머무는 숙소를 알베르게 라고 지칭하는데요. 순례자임을 증명하는 순례자 증서인 크리덴셜을 제시하고, 그 크리덴셜에 여기에 머물른다는 확인 도장을 받은 후 (확인도장은 나중에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에 도착해서 거리를 산정하는데 이용되요.) 소정의 금액(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뮤니시팔 알베르게의 숙박은 대략 5-8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7천원 9천원 정도에요)를 내면 침대 하나를 배정받아서 잘 수 있어요. 사설 알베르게는 지자체 알베르게인 뮤니시팔 알베르게보다 시설이 조금 더 나은 경우가 많아서 가격이 10-13유로 사이인 것 같아요.

    물론 혼자쓸 수 있는 프라이빗 방을 갖춘 사설 알베르게 같은 경우는 계절에 따라 다르겠지만 30-50유로 정도 했던 것 같아요. 물론 꼭 알베르게에 머무르지 않아도, 수도원을 개조한 유서깊은 호텔 등에 머물 수도 있어요. 인테리어나 건축이 정말 너무 멋있고, 호텔이 보유한 전통 예술 작품들이 많아요. 만약 예산에 여유가 있으시다면 저는 이런 유서깊은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에서 머무르는 것도 추천드려요. 수도원 호텔 같은 경우는 방 크기나 성수기 여부에 따라서 일박에 10만원-30만원 사이였던 것 같아요. 

    다시 돌아와서 그런데 대도시의 큰 지자체 뮤니시팔 알베르게 (순례자 숙소)에 머무를 때는 도둑을 엄청 조심해야해요. 사설 알베르게는 주인들이 운영해서 더 꼼꼼하고, 침대 수가 많아야 30 개 이하다 보니 누가 오늘 우리 알베르게에 머무르는지 얼굴도 주인분이 대충 알기 때문에 도둑들이 왔다갔다 하기 어렵지만, 대도시 알베르게는 침대수만 100개 넘는 대형 크기이고 사람들이 너무 많고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해서 보안이 매우 허술해요.

    대도시의 뮤니시팔 알베르게는 소도시의 알베르게와 달리 오픈 장소에 침대가 좌르륵 있고, 사물함도 없고, 누구나 숙소 안에 들어왔다 나갔다 들락날락 거릴 수 있는 구조라서 도둑이 순례자인척 하고 맘 먹고 왔다갔다 할 수 있거든요. 특히 팜플로나/ 그리고 부르고스 알베르게를 조심하세요. 다른 대도시 알베르게는 사물함이 있었던 것 같은데, 팜플로나 뮤니시팔 알베르게는 제가 기억하기로는 사물함이 없고 소지품을 그냥 벽같은 선반에 배치해놔야 해서 제가 씻으러 가거나 할때 도둑이 얼마든지 손댈 수 있는 구조였어요. , 부르고스 뮤니시팔 알베르게는 사물함이 고장나 있었구요, 그래서 그런지 이런 대도시 지자체 알베르게에서 도난사건이 많이 일어났다고 들었어요. 

    대응책> 중요한 고가의 소지품이나 돈은 항상 몸안에 지니고 있거나, 깊숙한 곳에 숨겨놓으시거나 사물함등에 잠가놓으세요. 본인용 자물쇠도 챙겨가시구요. 뮤니시팔 지자체 알베르게는 시설이 좀 열악해서 샤워실, 화장실, 사물함 등등 고장나 있는 시설이 너무 많아요. 사물함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어요. 보안이 허술하므로, 돈은 꼭 본인 몸에 챙기고, 화장실 갈때도 샤워할 때도 누가 대신 맡아줄 사람이 없다면 본인 몸에 챙겨가시길 바래요. 소도시 알베르게나 사설알베르게는 그래도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이 없고, 보안도 대도시 뮤니시팔 알베르게보다는 낫고, 사물함도 있는 경우가 많아서 괜찮은 편이에요. ! 예산 때문에 대도시 뮤니시팔 알베르게에서 머무르신다면, 돈 등의 소지품 보안에 꼭 신경써주세요 ! 

    그렇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나는 가고싶다. 할 것이다 ! 이런 용기와 열정이 있으시다면 꼭 가시길 바라요 ! 힘들 때 포기하고 싶을 때일수록 내가 왜 이 길에 오고싶었는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걸으며 묵상하며 얻은 마음의 평화를 얻으실 수 있을 거에요. 앞에서 엄청 안좋은 점 힘든 점들만, 늘어놓았는데, 준비해서 가면, 앞에 열거한 많은 위험요소들을 슬기롭게 피해갈 수 있어요.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 몸을 돌봐가며 쉬어가며 걷고, 항상 청결하게 소지품/몸을 유지하고, 갈림목에서는 화살표를 주의깊게 살피면서 걷고, 대도시 알베르게에서는 중요한 돈을 몸에 잘 보관하고, 미리 어느 숙소가 청결하고 평점이 괜찮은지 정보를 수집해서 가면 좋아요. 마지막으로 스페인어 & 문화를 조금이라도 배우고 익히고 가면 좋은데, 이거는 다시 다룰게요. 

    갈리시아 지방_화창한 어느날 언덕

    글 맨 앞에서 "Buen Camino (부엔 까미노)!"라고 제가 썼는데, 이 말의 뜻은 까미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서로 나누는 인사말이에요. 직역하자면 Buen=좋은, Camino=길 이란 뜻이니 좋은 길 되세요~ 이런 뜻 이에요. 사용법은 순례자들끼리 길에서 헤어질 때 또는 마을 사람들과 헤어질 때 많이 나누는 정겨운 인사말이에요. 고생할 거 빤히 보이는 길이니까 조심해서 안전하게, 그렇지만 즐기면서 걸어라 이런 상대방의 안녕을 기하는 많은 뜻이 함축된 인사말이라고 생각되요. 여러분도 순례길에서 사람들과 헤어질 때 부엔 까미노라고 외치면서 인사해보세요~. 

    다음 편에서는 실질적인 준비물 등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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